아리스토캣(The Aristocats)은 1970년에 개봉한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릴 때 계몽사에서 나온 디즈니 명작 동화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양반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동화책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과거에 "양반 고양이"로 번역되었던 아리스토캣이라는 제목은 아마도 귀족을 뜻하는 aristocrat와 고양이를 뜻하는 cats를 합성하여 만든 것 같은데, 이 작품은 그 제목에 맞게 귀부인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주역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다소 심심한 이야기
1910년의 파리, 아델라이드 부인이 키우는 고양이들인 더치스와 그의 새끼들(툴루즈, 마리, 베를리오즈)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델라이드 부인의 유산 상속에 관한 대화를 엿들은 집사 에드가는 부인의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고양이들을 내쫓기로 합니다. 에드가의 계략으로 더치스와 삼남매는 어느 시골에 버려지게 되었지만, 길거리 고양이 오말리와 쌍둥이 거위를 만나 다시 파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델라이드 부인의 집에 도착하였을 때, 에드가에 의해 다시 먼 곳으로 보내질 위험에 처할 뻔했으나, 친구들의 도움으로 에드가가 대신 떠나게 되고, 더치스와 삼남매는 삼남매의 새아빠가 된 오말리와 함께 아델라이드 부인의 집에 지내게 됩니다.
생각보다 다이나믹하지 못한 스토리, 시시한 빌런 캐릭터, 고전 디즈니 작품 특유의 느린 템포는 이 작품을 다소 심심하게 느끼게 합니다. 길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장면들을 짧게 만들고, 더치스와 삼남매가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더 다채로운 모험들을 다뤘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매력적인 고양이 캐릭터들
스토리가 조금 심심함에도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과 행동은 눈을 즐겁게 합니다. 더불어, 고양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몸 개그들이 제법 나와 재미로 작용합니다. 또, 오말리의 친구들인 재즈 밴드 고양이들이 "Everybody wants to be a cat"을 연주하는 장면은 꽤나 흥겹습니다. 평소에 재즈 음악을 즐겨 들으시는 분이라면, 이 장면을 더욱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우려가 앞서는 실사화
아리스토캣은 현재 디즈니 실사화 예정 리스트에 이름이 올려져 있습니다. 라이온킹과 인어공주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디즈니 실사화 영화에서 동물 캐릭터에 대한 반응은 그동안 좋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고양이가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해야 하는데, 실사화 영화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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